대만 출장 중 유일하게 일정이 없었던 일요일.
지우펀(九份)을 가기로 마음 먹었다. 대만에 도착하기전까지만 하더라도 아무런 계획이 없었지만,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대만 관련 관광지를 찾아보다가 지우펀을 찾을 수 있었다.
대만관광이라고 하면 타이페이 시내의 국부박물관이나 장개석 기념공원등을 주로 간다고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별로 당기지가 않아서, 고민하던차에 지우펀의 풍경이 모니터 앞에 펼쳐졌고 지우펀을 선택했다.
지우펀은 타이페이 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산골마을로, 예전에는 금광으로 유명했던 지역이고,
영화 '비정성시'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후에는 관광지나, 대만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주로 찾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로치면 서울 근교에 있는 인사동 정도 될라나 -_-
타이페이 시내에서 대중교통으로 한시간 정도 걸리며, 버스나 기차로 이동이 가능하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결과물로 인해 가는 방법은 대충 알아보았으나, 실제로 준비해갔던 것은 지우펀(九份),루이팡(瑞芳)
한자로 된 딱 두 단어뿐이었다. 가는 길은 타이페이시내에서 바로 버스를 타고 가고,
오는길은 루이팡역을 통해 기차로 오기로 했다. 지우펀으로 가는 버스는 MRT 중샤오푸싱(忠孝復興-Zhongxiao Fuxing)역
1번 출구앞에서 탈 수있고, 버스번호는 315-FB. 지우펀행인지는 같이 버스를 기다리던 현지인에게 물어알수 있었고,
버스번호는 겉으로 보기에는 차번호인지 버스번호인지 구분이 어려웠다. 돌아오는 버스에서야 이게 버스번호구나 하고
눈치챌정도였으니. 지우펀까지의 버스요금은 90NT. 대만버스는 거리에 비례한 요금제를 시행하고 있었는데,
목적지까지 얼마를 내고 어디서 하차를 하던지는 개인의 양심에 따른다. 하차지역을 알려주는 방송은 없으니,
제 목적지를 찾아가려면 눈치껏 버스기사님이나 승객들과 커뮤니케이션(그분이 말하는 소통)을 해야한다. -_-;
고속도로를 타고 시외로 나가기 시작한지 1시간정도 되면 루이팡 기차역에 도착한다. 타이페이 중샤오푸싱역에서
처음부터 버스로 지우펀을 갔던 사람은 나를 포함해 세명뿐. 지우펀으로 가는 관광객들의 대부분은
루이팡역을 통해 승차를했고, 버스는 만원이 됐다. 루이팡역에서 지우펀까지는 약 15분 정도가 걸린다.
버스를 기다리기 싫은 사람들은 택시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고한다. 루이팡역부터의 택시 요금은 2-300NT정도.
굽이굽이 S라인의 언덕을 오르다 드디어 도착!
일단은 버스정류장의 전망대에서 한장 찍어주시고...
세븐일레븐 편의점의 골목 사이를 들어가면, 지우펀의 유명한 풍물 거리가 나온다.
온갖 기념품 가계나 음식점 등이 즐비해있었으나. 그냥 지나칠뿐 음식에 대한 도전감이나, 호기심을 발휘하기에는
모자람이 있었던듯 싶다. 까닭은 언어소통이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혼자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1KM 정도 되는 이 거리를 다 지나가면 정말 아무 것도 없다.
곳곳에 찻집이나, 기념품 가게 등이 있긴하지만, 그것들만 제외한다면, 조용한 산골 시골마을정도 될 것같다.
손에 카메라가 들려져있다면 충분히 눈길을 끌 수 있겠지만, 맨손으로는 좀 심심한 느낌이랄까나.
대만도 우리나라와 같이 일제강점기를 지냈는데, 그 영향 덕분인지 대만의 시골마을인지, 일본의 시골마을인지 헷갈릴정도이다.
곳곳에 있는 게다나 기모노등 일제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고 실제로 일본 관광객들도 많이 다녀간다고한다.
상인들은 대만어가 통하지 않는 동양인은 무조건 '아리가또~'를 연발한다.
나같이 스쳐지나가는 관광객들이야 뭐 다 똑같겠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살펴보기 시작하면
지우펀은 아름다운 마을로 다가온다.
고양이 상품으로 유명한 가게라는데, 진짜 유명한지는 모르겠다. 찻잔이나 기념품들이 많이 있었지만 안깨뜨리고
가져올 자신이 없었고, 마침 우산이 필요해서 자동으로 접히는 3단 우산을 구입했으나, 집에와서 보니까 남자가
들고다니기에는 좀 자신감이 필요한 거시기라서, 내가 사용할 일은 절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수취루... 비정성시의 촬영지인 카페가있는 곳이라 들었는데, 지우펀 최고의 포인트라고 생각될만큼 사람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사람이 많아서 별로 관심이 없었다. 사진도 별로 -_- 기회가 되서 다시 지우펀에 가게 된다면,
홍등에 불이 들어온 수취루를 담아보고 싶지만, 남은 생에 다시 방문할 일이 있을까싶다.
버스에 오르기까지만해도 렌즈를 다르게 바꿔끼고 두번정도 지우펀을 돌아보고 싶었으나,
언덕길이 많아 이동에 힘이 들었고, 날씨도 더웠던 관계로 한번씩 둘러보고 오는걸로 만족해야 했다.
느린 걸음으로도 2-3시간정도면, 마을을 모두 둘러볼 수 있을듯 하다.
관광지에서 DSLR카메라를 들고다니는 사람들은 '한국사람' 혹은 '중국사람'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었었는데,
정말 그런듯 싶다. DSLR을 둘러매고 출사나온 사진 동호회도 있었고, 국내의 관광지랑 특별히 틀린 모습을
찾기 어려운 모두 똑같은 사람들이었다.
어느 덫 시간은 오후가 되었고, 하나둘씩 지우펀을 떠나는 오토바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버스에서 내렸던 정류장은 혼잡해서, 한정거장 더 올라가서 루이팡행 버스를 타기로 했다.
여기서야 알아차린거지만, 대만의 버스는 승객이 손을 들어 버스를 세우지 않으면 그냥 통과한다. -_-
루이팡(瑞芳)이 쓰여진 종이를 보여줬으나, yes or no의 간단한 영어도 할 줄 모르는 기사님 덕분에 버스 한대를 보내고서야,
(루이팡역으로 가지 않은 버스였던듯 싶다) 버스를 탈수가 있었다. 루이팡행 버스기사님도 영어를 전혀 못했었는데,
정말 오지랖이 넓다고 느낄 정도의 친절한 대만 사람들때문에, 요금도 무리 없이 내고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루이팡역까지의 버스요금은 60NT. 말이 안통한다 하더라도 바디랭귀지는 만국공통어 아니던가.
굽이지는 산길에다, 도로도 2차선의 작은 도로이기 때문에, 도로에서는 후진하는 곡예 드라이빙도 볼 수 있다.
루이팡역 도착. 기차 배차표를 보고 갑자기 앞이 막막해 졌으나, 타이페이까지만 가면 되겠지. 라는 생각에 아무거나 끊었다.
그렇다. 그냥 타이페이간다고 하면 가장 빠른 시간의 '아무' 열차 표를 준단다. 아무 열차를 탄 결과는 아래와 같다 -_-
자리는 커녕, 서있을 틈도 없이 이런 상태로 타이페이까지 한시간이나 서서가야 한다니. OTL
티켓에 시트넘버 안적혀있다. 의외로 기차표 가격이 싸다. 라고 생각했을 때 완행열차임을 눈치 챘어야했다.
자포자기하고 있을 때쯤, 기차가 멈춰서고(생긴건 기차가 아니고 전철이지) 사람들이 일부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방송도 안나왔고 특별히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고 그냥 멍때리고 있었는데, 실제로 내가 탄 열차는 타이페이까지 가는
열차가 아니었고, 이번 역에서 갈아타야 했었다. 눈치를 보다가 옆에 서있던 일본인 관광객이 내리길래 따라 내려서
승무원에게 물었더니, 타이페이에 가려면 저 기차를 타야된다고 한다. 역시 눈치100단..
'Cidu' 라고 적혀진 역에서 환승을 했으며, 열차 편에 따라 타이페이까지 바로가는편도 있을테고,
열차에 따라 차이가 조금씩 있을 듯 하다. 결론은 잘 모르면 눈치보면서 묻어가라는 것.
기차의 종착지는 'Taipei Main Station' 내가 가지고있던 한글 MRT 노선표에는 영문표식이 없어서,
Taipei Main Station을 찾을 수가 없었는데,,빨간색과 파란색 지하철이 만나는 역이 바로 Taipei Main Station이었다.
MRT 지하철 뿐만아니라, 기차역(Rail)의 역할도 하는 서울역과 같은 메인역이기 때문에 타이페이 시내의 중심가에
위치하고있었다. 기차에서 내려서 티켓을 주고 나오자 마자 MRT 지하철로 가는 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 MRT가 없었다면 지우펀 행은 꿈도 못꿨을 것 같다.
대만 근대사 혹은 일본. 태평양이 바라보이는 작은 산골 마을, 지우펀에는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지쳐있던 시기에 찾은 여행지라서, 더욱 감동이 배가 되는 것 같기도하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찾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썩은 두부 냄새만 빼면.. ㅁㄴㅇㅁㄻㅇㅁㅇ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