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뽐뿌' 게시판에 두 번 정도 올라왔던건데 (아마존, 109.99$ / 110.99$) 개인적으로는 디스크 여유가 있어서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주위의 몇몇분들이 지르시는 바람에 엉겹결에 따라 질렀습니다. 태국 홍수의 여파로 대용량 하드디스크의 가격이 최대 두 배 가까이 오른 것도 이유가 되기도 했구요. 사실 별 계획 없이 그냥 샀습니다. 하드 디스크 가격이 111$, 기준 환율 1200원 잡으면 133,200원, 배송대행료 19,800원 (약 4파운드), 과세기준 15만원에 딱 맞거나 조금 오버되서 과세가 될 금액인데, 환율을 조금 높게 잡았기 때문에 그런것이고, 실제 구매비용은 14.5-15만원선에서 구매가 가능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해외구매를 할 때 환율을 꼼꼼히 따지는 편이 아니라서... -_-;; 오늘 가격으로 다나와 기준 동일 모델의 가격은 28만원 가량, 동급의 일반 리테일 드라이브는 30만원을 약간 넘습니다. 아마존(sold by Amazon LLC)에서 직접 판매하던 제품이었는데요. 재미있는건 주문 순서대로 보내주질 않고 뒤에서부터 배송을 하더라고요. 제일 늦게 주문했는데, 개중에 제일 빨리 받았습니다. -_-
시게이트의 외장 하드 디스크는 FreeAgent GoFlex / Expansion 두 개의 제품 라인으로 나오는데, GoFlex는 Dock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Expansion에 비해 고급 라인입니다. GoFlex 에서는 USB 2.0 / 3.0 / IEEE1394 / eSATA 등 다양한 옵션 케이블을 별매(!)로 판매하기도 하구요. 반면에 Expansion은 인터페이스의 업그레이드 불가능한 제품입니다. 두 시리즈 모두 2.5인치 3.5인치 제품군이 있고 차이는 다들 아시다시피 2.5"는 USB 5V로 전원공급이 가능한 반면에, 3.5"는 12V의 별도의 전원 아답터를 공급해줘야 합니다.
USB 3.0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모델이기때문에, 인터페이스 문제는 없었고요. 국내에서 판매하는 Expansion 2TB 제품의 경우에는 3년 보증기한을 주는데요. 최근들어 Expansion 모델의 (USB 3.0) 업그레이드와 함께 외장 하드의 A/S정책이 바뀐것인지, 아님 미국과 미국외의 차별화를 두는건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아마존에서 판매한 Expansion 3TB는 보증기한이 1년입니다. (이것 때문에 특별히 더 저렴한것일 수도 있어요). 국내에 정식 수입된 2TB/3년 짜리는 USB 2.0 글로시 외형, 반면에 아마존 3TB/1년짜리 USB 3.0은 외형이 논-글로시였습니다.
초기 불량건은 어차피 RMA가 되기 때문에 신경을 안 썼고요. 요즘엔 WD/SEAGATE/HGST 대부분의 하드 디스크 벤더들이 국내에서 RMA 포워딩을 해주기때문데, 옛날처럼 비싼 돈 들여 EMS로 보내지 않아도, 택배비만으로 충분히 A/S(교체)가 가능합니다. 수입사에서 째깍째깍 바꿔주는 서비스가 더 나을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정확한 보증 기한을 명시해주고 프로세스에 따라 교체해주는 RMA를 더 선호합니다. 다만 이번 태국 홍수 때문에 디스크 교체에 딜레이가 있을 수 있는 특별한 상황은 제외하구요. 일단 보증 기한은 1년이라고 봤는데, 시게이트 Warranty 페이지에서는 조금 더 늘려줬습니다. (두 달정도?) 처음 생각엔 외장 전원 연결하기가 싫어서 케이스 뜯어서 SATA3 로 연결하려고 했는데, 보증기한 2013년 나오는거 보고, 그냥 안 뜯고 USB 3.0으로 연결하기로 맘을 고쳤습니다. 당연스럽게도... 이 외장 하드의 케이스를 뜯으면 보증이 파기 됩니다.
정확한 모델명은 ST3000DM001, 스펙은 3000GB / 7200RPM / 64MB / SATA3 (6Gbps) 입니다. 리테일 드라이브와 실제 모델은 똑같은데, 펌웨어나 보증기한의 차이가 있을것 같습니다. 이베이나 일부 중고 시장에서는 이 Expansion을 뜯어서 애프터 마켓용, 리테일 드라이브로 속여서 파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까... 혹시라도 호갱인증 안하려면, 동일한 모델의 리테일 드라이브 구매시에는 보증 기한을 확인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받자마자 연결해서 GM HDD SCAN으로 확인을해봤는데, 몇시간을 걸려 검사한 마지막 부분에서 배드섹터(응?)가 발견되었습니다. (OMG...)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싶어 좌절하다가, 혹시나 싶어 SeaTools (정밀 진단) 와 HDTune Pro로 한번 더 검사를 해봤는데, 여기서는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GM HDD SCAN의 오류일 가능성이 높은거 같네요. 아는게 죄라고... 그냥 모르고 살걸 그랬나봐요.)
58 °C... 실제 읽기/쓰기 로드가 발생 시에는 디스크의 온도가 60°C를 넘어서는데요. 저도 예전에는 케이스의 디스크 트레이에 쿨링 팬을 설치하거나 하는 작업을 많이 했었는데, 구글 엔지니어들이 10만개의 하드 디스크의 온도와 불량률의 관계를 정리하여 발표한 논문을 근거로 말씀드리자면, 하드 디스크의 온도와 불량 발생률은 관계가 없다. 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렇다고 시스템 엔지니어 입장에서 시스템 쿨링을 소홀히 해야한다는건 아니지만요.
5Gbps를 지원하는 Super Speed 라고 불리우는 USB 3.0에 연결한 결과는 위와 같습니다. USB 3.0 의 최대 대역폭은 못 쓰지만, 일반적인 하드 디스크의 웬만한 속도가 나오긴 하는데, 속도가 중요한건 아니니까요. 아무리 SSD가 500메가씩 찍어주고 가격이 내린다고 해도, SSD와 HDD는 주 용도가 다릅니다. 대용량 스토리지라는 측면에서는 아직도 확고한 시장이 있으니까요. Expansion 과 연결되는 10 Pin USB 3.0 케이블의 모양은 여기서... 케이스 오픈 동영상은 여기서 확인 하시면 됩니다. (완전 힘들겠다) 그리고, Expansion 에는 별도의 전원 스위치가 없습니다. USB 연결이 확인되면 전원이 켜지는 방식인데, PC마다 전원을 켤때 같이 wakeup이 안 되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윈도우에서 2TB 이상의 단일 디스크 볼륨을 사용하려면, MBR 방식이 아닌, GPT 방식의 디스크 파티션을 사용해야 합니다. 기존 MBR 방식으로는 최대 크기가 2TB이기 때문에, 2TB+1TB로 구성을 해야합니다. 이 GPT 방식은 Windows 2003 SP1 이후부터 사용이 가능하며, 이는 부트 디스크가 아닌 데이터 저장 용도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GPT 파티션을 부트디스크로 사용하고자 하면 추가로 (U)EFI + x64 기반의 OS를 필요로 합니다. (Expansion은 외장 드라이브이기 때문에, 부트는 고려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를 분해하여 부트 전용 디스크로 이용하고자 하면, 애로사항이 생길 수 있습니다) GPT 변환 + 데이터 저장 용도로는 특별히 문제가 없지만, GPT를 지원하지 않는 XP 32Bit의 경우에는 3TB 단일 파티션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2TB+ Disk Support on Windows 로... 배틀필드3도 안되고, GPT도 안되는 10년된 XP는 이제 버려야 할 때 입니다. -_-;
근데...
백업 안 된 3TB 짜리 하드 디스크 날리면 진짜 신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