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커피를 즐긴지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네스프레소를 구입하기까지 접했던 정보들을 바탕으로
사용하면서 느낀점을 정리하여 기기구입을 망설이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사용기를 작성합니다.
1. 친해지길 바래,
커피와는 별로 친하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가끔 기회가 되어 '스타벅스'와 같은 곳을 가더라도 달콤한
'아이스 카라멜 마키아또' 정도만 즐겼을 정도였지요.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몰라도, 그 날 따라 그냥 아무생각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받아들고 지하철을 탔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30분정도 집에가는 내내 '왜 비싼돈을 내고
이렇게 쓰고 맛없는걸 먹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생각이 바뀌게 된 건 지하철을 내릴때 쯤이었어요.
30분정도 홀짝홀짝 '사약'처럼 마시던 아메리카노의 얼음이 녹으면서 부드러운 커피맛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었거든요.
그 이후로는 기회가 되어 커피전문점을 갈 때 마다 '아메리카노'만을 마셨습니다.
그 이후로 변화된 점은, '무슨 일'이 있을때만 가던 커피전문점이 이제는 일상으로 파고들어왔다는 것이죠.
허황되고 거품이라 생각되던 된장의 표본 '스타벅스'가 음료(커피)를 즐기고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인식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테이블 너머에 아무도 없어도, 혹은 누가있어도 상관하지 않고 말이죠.
따라서, 본 사용기는 다른분들처럼 커피에 대한 경험이 많거나 박학다식한 분들이 아닌 '입문자'의 관점에서
쓰여진 사용기입니다. 제 지름의 전공이 아니다보니, 틀린점이나 잘못된 정보가 포함되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2. Nespresso
네스프레소는 네슬레(Nestle)의 자회사로 이탈리코(Italico)나 큐리그(Keurig)와 같은 캡슐커피의 일종으로
캡슐커피 시스템을 만드는 곳입니다. 직접 커피머신을 만들기도하지만, 지멘스(Siemens)나 크룹스(Krups)와 같이
타 가전기기 업체와도 제휴해서 네스프레소 머신을 만들기도 한다고 합니다.
더욱 저렴한 이탈리코 등의 제품군이 있기도 했습니다만, 잘 모르는 분야에서는 보급률이 높은 제품군을 선택한다는
신념이 있기에 ^^; 네스프레소 쪽으로 마음이 기울더군요.
국내에서 '정식'으로 구입가능한 기기는 네스프레소에서 수입하는 에센자 C100, 르큐브 c180/c185, 컨셉트 c290의
총 네가지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정식 수입전만 하더라도 업체의 공동구매나, 직수입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을 할 수 있다고 하였으나, 최근에는 환율로 인해 직접수입하는 가격보다 네슬레코리아를 통해
정식수입된 제품이 가격면에서는 더 유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네스프레소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은, 작년 12월로 기존 네스프레소 구입자들에 한해
8만원 할인권(Voucher)이 뿌려지기 시작했을때 부터입니다. 할인권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8만원 할인권이
1-2만원정도의 금액으로 중고장터에서 거래가 되고 있었기에 정말 할인권을 따로 구입하면서 까지 지를 가치가 있을까
고민을 했었습니다.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서 시음까지 할 정도였으니, 거의 구입 직전까지 갔었다가
이런저런 사정때문에 구입을 미뤘었습니다. 그 때 이후로 구입을 안했다면 모르겠지만 두달이 지난 지금 구입을
하게 되었으니, 결과론적으로는 12월에 바우처를 구해 구입을 할걸... 이라는 후회가 듭니다. -_-;
3. Le Cube C185
에센자 C100모델과 르큐브 C185의 선택의 갈림길에서 C185를 구입한 이유는 순전히 개인적인 디자인 취향으로
선택되었다는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기능상으로는 C100 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더 상위모델인 컨셉라인보다도
르큐브라인이 디자인상으로는 더 마음에 들었기에, 르큐브 c185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c100과 c18x의 기능상의 큰 차이는 없습니다. 전원버튼이 앞에 붙어있다거나, 노즐의 키가 높아서 머그컵을
사용할 수 있다거나 하는 사소한 문제만 제외한다면 말이죠. 그렇다면 c180과 c185를 비교해야하는데,
이른바 '그럴바엔' 병 때문에, c185를 선택하긴 했습니다만, c185의 컵워머의 기능이 전원이 켜져있는
'예열 상태' 에서만 작동한다는걸 깨닫고는, c180으로 구입할 걸 하는 막심한 후회가 몰려 왔습니다. 또 다른점이 있다면
C185는 '티탄'처리된 재질이라고 하는군요. 물론 이 것 또한 큰 장점은 없습니다. -_-; 가격차이는 약 2만원 정도입니다.
그래서 결국 현대백화점 네스프레소 부띠끄를 통해 구입한 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Le Cube C185 KR Titan Nespress + 414,700원
Welcome Offer 250 Capsules + 184,800원
Aeroccino+ + 129,800원
Aeroccino Package Discont - 50,050원
= 679,250원
르큐브 c185로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되었으나, 어차피 커피캡슐은 사야했기에, 웰컴오퍼 250개짜리를 같이
구입 했구요. 덕분에 원목으로 제작된 보관용 디스커버리 박스가 따라왔습니다.
(250개의 개별 항목은 10개입 12종류*2개씩 = 240개, +10개 로 구입자가 커피캡슐 종류를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커피머신+웰컴오퍼를 동시에 구입하는 구입자에 한해 한정으로 디스커버리 박스를 증정합니다.
아메리카노를 즐겨마시느라 에어로치노(우유데우기 혹은 거품만드는 기계)는 생각이 없었지만, 커피머신과 에어로치노를
동시에 구입하면 5만원이 할인되고, 접대용 혹은 어차피 나중에 또 구입하게 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 같이 구입을 했습니다.
발렌타인데이 전에 구입을 했었는데, 발렌타인이벤트로 인해, 롱고(lungo) 컵*2을 같이 증정 받았습니다.
'발렌타인데이 따위 개나줘버려.. 아니, 도움이 될 때도 있군요'
4. Open Case.
본체, 에어로치노, 캡슐의 부피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들고오는데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지하철로 들고 오려다가 민폐일 것만 같아서, 정말 오랜만에 퇴근길 택시를 탔습니다.
신제품 박스를'까는' 순간은 항상 설레이죠. 이맛에 지르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_-
르큐브 c185에는 기본적인 스타터킷으로 12종의 커피캡슐과, 롱고컵*1, 에스프레소컵*1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웰컴오퍼250종과, 롱고컵*2를 받았으니 최종적으로 받은 것은 캡슐 262개, 에스프레소컵*1, 롱고컵*3개 입니다.
컵워머에는 한쪽에 세개씩 총 6개의 에스프레소컵 보관이 가능합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전원이 들어온
예열상태에서만 컵워머의 기능이 작동하기에, 잠깐 커피 내려마실 때만 전원을 켜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보관대의 높이가 낮기때문에 에스프레소 사이즈의 컵만 보관이 가능합니다.
커피캡슐들, 한쪽에는 유통기한이 기입되어있습니다.
디스커버리 박스. 큰 의미는 없지만, 그냥 폼난다 랄까요? 12종의 커피캡슐의 설명 혹은 특징을 정리해놓고 있지만,
아쉽게도 영문이네요. 롱고용 2종, 디카페인 3종을 따로 분류해놓고 있습니다.
5. Using Nespresso.
전원버튼을 누르면 커피머신의 예열이 시작되며, 물통에 물을 넣고, 커피캡슐을 장착하고 에스프레소 40ml/2oz,
롱고 110ml/5oz 두 개의 버튼 중에 하나를 눌러 커피를 추출하면 됩니다. 기존 커피머신들에 비해서 편리하다고는 하지만,
사실 다른 커피머신들을 써본 경험이 없어서 아주 편리한지는 모르겠습니다. -_-;
전원을 올린 후에 예열이 완료되는 시간까지는 1분이 채 걸리지 않으며, 커피추출에도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제가 에스프레소의 맛을 평가할 정도는 아닌것 같지만, 아주 짧은시간 안에 향이 좋은커피가 나온다는것은 분명합니다.
캡슐 레버를 올려, 캡슐을 제거한 상태에서 추출버튼을 누르면, 뜨거운 물이 나오며 물의 양은 40ml/110ml 동일합니다.
롱고의 경우는 롱고용 커피캡슐이 따로 제공 되지만 일반 커피 캡슐로도 롱고의 110ml 로 추출이 가능합니다.
물론 네스프레소에서 '권장'하는 방식은 아니겠지만 말이죠.
네스프레소 구입전에 인터넷등으로 접한 정보에서는 커피캡슐 하나로 두번이나 세번까지 에스프레소 추출이 가능하다고하였으나,
두번째 추출부터는 색도 묽어지고, 맛도 처음 추출에 비해서 급격하게 떨어지더군요. 부띠끄 직원이 설명해주기에도,
두번째 추출부터는 카페인이 많이 녹아나온다고, 추천하지 않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방식으로는, 캡슐하나를 사용해 첫번째 110ml 롱고 추출, 두번째 40ml 에스프레소 추출,
40ml 물을 포함해 약 200ml 정도의 아메리카노를 만들어먹는게 가장 좋았습니다. 개인 취향입니다. ^^;;
설명서에 포함된 레시피와, 기타 인터넷의 커피 레시피들을 찾아보면서 라떼나 캬라멜 마끼아토를 만들어보았는데,
가장 어려웠던 것이 우유의 량을 조절하는 것이었습니다. 거기다 애당초 목표로했던 것이 커피전문점의 톨사이즈 정도의
음료였는데, 알고보니 일반적인 톨사이즈에서는 에스프레소가 투샷이상으로 들어가야 목표로했던 제 맛이 나더군요.
괜히 캡슐 아낀다고 캡슐하나로 두번 추출했더니 이도저도아닌 안만드니 못한 음료가 되어버렸습니다.
애초에 네스프레소를 구입하게 된 계기가, 집 근처의 아메리카노(1500원) 혹은 맥까페(2000원)을 대체하기위해
경제성 측면에서 구입을 결정한 것인데, 에스프레소가 투샷으로 들어가게 되면 700*2=1400원의 이상의
원가가 들어가기 때문에 경제성에서도 큰 이득은 없어보입니다. -_-;
6. 마치며,
구입해서 들고오는 당일까지만 하더라도, 괜한 겉멋에 이끌려 구입하는거 아닌가, 진짜 잘하는 짓인가 하고
몇번씩 생각을 했습니다. 한두푼하는 저렴한 가격도 아닐뿐더러 뒤늦게 알아차린 유지비도 만만치 않았거든요.
하지만 이런 후회를 한번에 씻어내리는 때가 있었으니, 휴일 오후의 아메리카노 한잔이더군요.
커피를 사기위해 옷을 챙겨입지 않아도 되고, 추위를 걱정할 것도없이 말이죠.
'서른, 에스프레소가 맛있어 지는 나이'라는 광고카피처럼 진한 네스프레소의 에스프레소 맛을 알아 차릴 날이올까 싶습니다만,
꼭 그 맛이 아니다 하더라도 개인적인 용도로는 만족스러운 커피 머신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 커피머신이 되길 바랍니다. :)
출처 : http://www.lokeshdhakar.com/2007/08/20/an-illustrated-coffee-guide/